최원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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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설립된 신생 AI 기업이 이번 주 두 가지 대담한 전략을 발표했다. 먼저, 새로 개발한 AI 기반 컴퓨터 운영체제(OS)를 곧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운영체제는 기존 아이콘 클릭 방식 대신 음성명령을 통해 사용자 의도를 직접 입력받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기업 최고경영자는 “아이콘 위에서 마우스를 클릭하는 대신, 당신이 말한 의도에 따라 컴퓨터가 동작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업은 지난 5월 설립됐으며, 국부펀드가 배후에 있는 정부 주도형 조직이다. AI 인프라,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 구축 및 고급 AI 모델 제공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또 한편으로, 이 기업은 약 6 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건설 위치나 분할 용량 등 상세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 구축은 AI 모델 훈련과 추론(inference)을 위한 컴퓨팅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므로, 이 계획은 사우디가 AI 산업 생태계 구축을 국가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기업 측은 해당 운영체제가 내부적으로 급여(payroll)와 인사(HR) 시스템에서 시범 운영된 바 있다고 전했다. 즉, 아직 일반 사용자 대상 대규모 상용화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내부 테스트는 이미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다음과 같은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
- AI 기반 콘텐츠 창작과 미디어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 변화 속에서 운영체제·플랫폼 수준에서의 혁신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 데이터센터 용량 확보는 대형 AI 모델 경쟁에서 ‘컴퓨팅 자원’이 핵심 자산으로 부각되는 추세를 반영한다.
- 사우디 정부가 석유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디지털·AI 기반 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해왔고, 이번 발표는 그 전략이 인프라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다음과 같은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 약 6 GW 규모란 수치는 매우 대규모지만, 완공·운영·수익화까지의 여정이 길고 복잡하다.
- 운영체제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며, 사용자 습관·생태계 전환이 쉽지 않다.
- 데이터센터 구축 뒤에는 막대한 전력·냉각·장비비용이 동반되며, 경제성과 지속가능성 확보가 과제다.
이번 발표는 ‘AI 콘텐츠’, ‘AI창작’, ‘AI산업’이라는 키워드가 단순히 기술 논쟁을 넘어 국가 전략과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우디가 운영체제 개발과 대형 데이터센터 확보를 통해 AI 인프라 경쟁에 가세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앞으로 관건은 이 의도가 실질적 산업 가치, 콘텐츠·미디어 산업과의 융합, 수익화 구조로 이어지느냐이다. 기대가 크면 리스크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