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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영의 AI 경영노트 2] 인간 중심 AI 리더십
  • 기사등록 2025-10-22 18: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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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생성이미지 

[한국AI콘텐츠신문 장선영 기자]


오늘날 기업의 경영 환경은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 놓여 있습니다. 채용, 마케팅, 생산, 고객 관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가 빠르게 도입되면서,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AI가 모든 의사결정을 대신하는 순간,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기술이 아닌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 중심 AI 리더십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AI 시대의 리더십을 논할 때 학계와 현장은 한 가지 공통된 메시지를 전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조직의 성패는 결국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2020)는 “AI를 조직에 통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신뢰”라고 강조합니다.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또한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기업 리더들의 특징을 분석하며, 윤리적 감수성과 조직 학습 지원, 미래 지향적 비전이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AI 시스템을 ‘얼마나 잘 깔았는가’가 아니라, AI가 사람을 어떻게 돕고 존중하는 방향으로 쓰이는가가 관건이라는 뜻이지요.


이와 같은 글로벌 연구들은 AI 도입 과정에서 리더가 맡아야 할 새로운 역할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Raisch & Krakowski(2021, Academy of Management Review)는 인간의 직관과 알고리즘적 판단이 충돌하는 순간 발생하는 ‘리더십 딜레마’를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데이터가 옳다고 해도 사회적 맥락과 구성원의 감정을 무시하면 조직은 지속가능성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George et al.(2022)는 디지털 성숙도가 높은 조직일수록 인간 중심 리더십을 강조할 때 직원들의 신뢰와 몰입이 더욱 높아진다는 실증 연구를 제시했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신뢰할 수 있는 AI 윤리지침(2019)」을 통해 인간의 자율성과 사회적 웰빙을 보장하는 것이 AI 리더십의 국제적 기준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기업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AI 채용 시스템입니다. 몇 년 전 여러 대기업이 효율성과 공정성을 이유로 AI 면접을 도입했지만, 지원자들은 ‘비인간적이고 일방적’이라는 경험을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연구(이재범·정진욱, 2020)에서도 지원자들이 AI 채용을 불신하며 기업의 평판까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현상이 확인되었습니다. 결국 많은 기업이 ‘AI+사람’ 구조로 방식을 바꾸며 신뢰 회복에 나섰습니다. 이는 기술적 정확성보다 ‘인간적 존중’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유통업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대형 마트와 온라인 플랫폼은 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동시에 고객이 데이터 활용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설명 가능한 AI’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매출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자신의 정보가 존중받고 있음을 체감하도록 만드는 리더십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지요.


제조업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국내 대기업들은 AI 기반 자동화를 확대하는 한편, 직원들이 ‘기계에 밀려나는 존재’가 아니라 ‘기계를 관리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직무 재설계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AI 시스템 자체보다 이를 어떻게 사람 중심의 변화로 연결하느냐가 리더십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인간 중심 AI 리더십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저는 세 가지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첫째, 공감적 리더십입니다. AI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지만, 구성원이 느끼는 불안과 기대, 두려움은 읽어낼 수 없습니다. 예컨대 한 제조기업의 연구원은 자동화 설비 도입 소식에 “내 역할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토로했습니다. 이때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한 기술 설명이 아니라, 직원의 감정을 인정하며 “새로운 시스템은 당신의 전문성을 더 빛나게 할 기회”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입니다. 심리학 연구 또한 리더의 공감적 언어가 조직 몰입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임을 보여줍니다. AI 시대일수록 사람의 마음을 읽고 다독이는 능력이 리더십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이유입니다.


둘째, 책임 있는 의사결정입니다. AI가 제시하는 분석 결과는 그 자체로는 ‘정답’이 아닙니다. 금융권의 신용평가 AI가 대표적입니다. 알고리즘은 객관적 지표를 제시하지만, 특정 계층을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리더는 이런 가능성을 외면하지 말고, AI 결과의 사회적 함의를 숙고한 후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결국 의사결정의 무게와 책임은 기술이 아니라 리더가 감당해야 하며, 그 책임성 자체가 조직의 신뢰를 좌우합니다.


셋째, 인간 역량 강화입니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AI가 빠르게 대체하는 지금, 구성원이 ‘무엇을 잃는가’보다 ‘무엇을 새롭게 얻는가’에 주목해야 합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의 보고서(2021)에 따르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일수록 직원 재교육(reskilling)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삼성, LG, SK 등 대기업이 AI 교육 플랫폼을 운영하며 직원들의 창의적 역량 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이 가져올 생산성 향상을 사람의 성장과 연결시키는 전략적 리더십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기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기계보다 더 가치 있는 존재로 세우는 것, 그것이 인간 중심 AI 리더십의 마지막 축입니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곧바로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이에는 반드시 사람을 존중하는 리더의 철학과 선택이 자리해야 합니다. 글로벌 연구가 보여주듯, 그리고 국내 기업 사례가 증명하듯, 인간 중심 AI 리더십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미래 경영의 표준입니다.


기술이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인간이며, 그 답을 구체적인 방향으로 제시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일 것입니다. 결국 모든 혁신의 중심에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있다는 사실, 이것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인간 중심 AI 리더십의 본질입니다.

 

한국AI콘텐츠신문 장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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