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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의 저작권, 호주가 던진 질문: 기술 혁신과 창작 보호의 균형을 찾아서
  • 기사등록 2025-10-27 09: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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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 Whisk


생성형AI 시대, 법제도의 진화가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

생성형AI(Generative AI)가 가져온 변화는 단순히 기술 혁신의 차원을 넘어, 창작과 저작권의 경계를 다시 그려내고 있다. 최근 호주 정부는 AI가 기존 저작권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재검토하기 위한 저작권법 개정 논의에 착수했다. 이는 단순한 법률 정비가 아니라, AI콘텐츠 시대의 창작 생태계 전체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호주 법무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저작권 제도는 인간 창작자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어, AI가 생산하는 콘텐츠의 저작권 귀속 문제를 다루기에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허용 범위, △AI 생성물의 권리 귀속, △공정 이용(fair use) 확대 여부 등을 중심으로 공청회 및 업계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AI 학습 데이터의 합법성,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불씨

AI 모델은 방대한 양의 텍스트, 이미지, 음악 등을 학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존 창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각국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비교적 폭넓은 공정 이용 원칙(fair use doctrine) 을 적용하려는 반면, 유럽연합(EU)은 창작자 보호를 우선시하며 데이터 마이닝 제한 조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호주는 이 두 접근법의 중간지대를 탐색 중이다. 정부는 “AI 학습이 사회적·경제적 효익을 창출하는 한편, 창작자의 권리를 정당하게 보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데이터 이용의 ‘허용과 보상’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러한 움직임은 콘텐츠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음악, 영화, 출판 등 전통적인 저작권 기반 산업은 AI의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사용 기준이 부재하다.
결국, “AI의 창의성은 인간의 창작물 위에 세워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AI콘텐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절실해지고 있다.


기술과 창의성의 공진화, 법제도의 새로운 역할

이번 논의의 핵심은 단순히 규제 강화가 아니라, ‘기술과 창의성의 공진화(co-evolution)’를 지원하는 법적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호주 정부는 생성형AI를 “콘텐츠 산업의 혁신 동력”으로 인정하면서도, 창작자와 플랫폼, AI 개발사 간의 이익 분배 메커니즘을 제도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AI 기술이 창작의 본질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협업과 보상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단순한 서사가 아니라, ‘AI와 인간이 협력하는 창작 생태계’로의 전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한국 콘텐츠 산업에 주는 시사점

호주의 시도는 한국 AI콘텐츠 산업에도 중요한 함의를 던진다. 한국 역시 생성형AI를 활용한 웹툰, 게임, 영상, 음악 등 AI창작물의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지만, 법적 기반은 여전히 모호하다.
특히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의 저작권 범위, 그리고 AI 생성 콘텐츠의 소유권 문제는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AI가 콘텐츠 제작의 주요 파트너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법적·윤리적 투명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호주가 제시한 방향처럼, ‘허용과 보상’의 균형, 즉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체계가 핵심이다.


AI가 콘텐츠 산업의 중심에 들어선 지금, 저작권법은 더 이상 ‘제한의 법’이 아니라 ‘창의의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
호주의 법 개정 논의는 기술, 법, 창의가 서로를 제약하지 않고 공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모델을 실험하는 첫걸음이다.
AI콘텐츠 시대의 경쟁력은 알고리즘의 우월성보다, 제도적 신뢰와 협력 구조의 설계 능력에서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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