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대 편집장

-이미지 출처 : whisk
"스마트폰 없던 시절엔 어떻게 살았나 몰라."
한때 자주 들리던 말이다. 요즘은 '스마트폰' 대신 '생성형 AI'가 들어섰다.
말 그대로 AI는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깊이 자리잡았다. 업무는 물론이고 이제는 학습 현장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디지털 교과서를 놓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있으나 개인 수준에 맞춘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과 접근성 등을 놓고 보면 분명 이전과는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
현재의 논쟁과는 별도로 변화하는 시류를 바꾸긴 어렵다고 본다. 언젠가는 교과서뿐만 아니라 교육 체계 전반이 AI로 인해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AI 시대를 맞아 교육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변화는 언제나 발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그로 인해 뭔가가 달라졌다고 해서 그것을 반드시 발전이라 볼 수 있는가. 스마트폰 등장으로 '세상 누구와도 소통이 가능해졌다'지만 정작 식당에서 마주 앉은 가족들과는 눈 한번 마주치지 않는 풍경도 흔해졌다.
AI도 마찬가지다. 이미 대학 과제 일부는 챗지피티가 대신하고 있고, 학생들 역시 교수의 질문 앞에서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AI에게 먼저 묻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학습자는 점점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받아보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생각을 멈춘 것이다.
AI가 학습의 질적 성장에 과연 도움이 되는가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AI가 대신 설명해주고 정리까지 해주는 시대에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가.

우리가 연구해야 할 것은 활용 방식이다. AI를 지식 전달자나 정답 생성기로 쓰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신 AI를 사고를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하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답을 요구하기보다 질문을 던지고, 결과를 그대로 쓰기보다 해석하는 쪽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학습은 속도가 중요하지 않다. 느리더라도 사고력과 판단력을 길러야 진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결국 AI를 활용한 학습의 미래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인 것이다.
AI는 학습을 빠르게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 방향을 정하는 일, 그리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일은 여전히 학습자 자신의 몫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