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영
사진=AI생성이미지 [한국AI콘텐츠신문 장선영 기자]
AI는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이미 중요한 의사결정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박사 연구에 따르면, AI역량검사는 지원자의 직무적합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며 채용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기업은 빅데이터 기반 AI 평가를 통해 고성과자 역량과 유사한 지원자를 빠르게 선별할 수 있고, 채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원자들은 AI역량검사에 대해 신뢰성과 공정성에서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 응답자 간에는 ‘AI검사의 잠재력 평가’ 항목에서 유의미한 인식 차이가 있었으며, 여성 응답자들이 더 낮은 신뢰를 보였습니다. 이는 기술적 정확성이 높아도 인간적 신뢰를 형성하는 부분에서 AI가 한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공정성과 신뢰, 리더십의 핵심 과제
AI 채용 시스템은 분명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습니다. 전통적인 채용 과정에서는 학연·지연, 외모 편견, 주관적 평가 등 다양한 불평등 요소가 문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다수의 응답자들이 “AI역량검사가 외모나 출신 배경과 같은 편향적 요소를 줄여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는 면접관의 주관적 인상에 의존하던 채용 평가가 AI 도입 이후 객관적 수치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채용비리 의혹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는 AI가 ‘보이지 않는 차별’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동시에, 응답자들은 AI 채용 시스템의 또 다른 위험성을 우려했습니다. 첫째, 정보 제공의 부족입니다. AI 알고리즘이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내리는지 지원자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으면, 오히려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둘째, 알고리즘의 불투명성입니다. 평가 과정이 ‘블랙박스’로 작동한다면 지원자는 자신의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고, 이는 리더십의 핵심 기반인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셋째, 반복 훈련을 통한 점수 향상 가능성입니다. 일부 지원자들은 온라인 강좌나 모의 훈련을 통해 AI 채용 시스템에 맞춘 답변 패턴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AI가 추구하는 공정성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조직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리더십은 단순히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행위가 아니라 ‘정당성을 인정받는 과정’입니다. 사회적 교환이론에 따르면, 구성원은 리더의 결정이 공정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느낄 때 자발적으로 협력하며 조직에 몰입합니다. 반대로, 불투명한 과정과 불공정한 결과는 구성원의 불신과 이탈을 불러옵니다. 아무리 데이터 분석 능력이 뛰어난 AI라도, 인간 구성원들이 결과를 납득하지 않는다면 리더십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 역시 같은 맥락을 강조합니다. 연구자는 “AI역량검사의 핵심은 단순히 고성과자 프로파일에 맞는 지원자를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평가가 공정하다는 신뢰를 확보하는 데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리더십의 본질을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리더는 단순히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관리자가 아니라, 공정성을 인정받고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는 사람입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같은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한때 AI 채용 알고리즘을 도입했지만, 여성 지원자에게 불리한 편향이 드러나자 시스템을 전면 폐기했습니다. 이는 기술적 혁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신뢰받는 공정성’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따라서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리더십의 본질은 여전히 인간 리더가 책임지고 지켜야 할 가치 위에 서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이 보여주는 방향
글로벌 사례도 흥미롭습니다. Pymetrics, HireVue 등 글로벌 AI 채용 플랫폼은 게임 기반 평가와 영상 분석으로 지원자의 역량을 진단하지만, 동시에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공정성 논란을 줄이려 노력합니다. IBM은 ‘AI Augmented Leadership’ 개념을 통해, AI는 리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여 리더가 더 전략적이고 인간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국내 기업 역시 비슷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 대기업은 AI 면접을 도입했지만, 지원자 불만이 커지자 최종 면접 단계에서 반드시 인사담당자와의 대화를 병행하도록 시스템을 수정했습니다. 이는 AI의 효율성과 인간적 리더십이 결합될 때 비로소 신뢰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AI 시대,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
결국 질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AI는 리더를 대체할까요? 현재의 연구와 사례들은 분명히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해석 능력, AI 시스템 이해도, 공정성을 설계하는 감수성, 구성원의 불안감을 공감하고 해소하는 소통 능력이 새롭게 요구됩니다.
AI는 리더십의 반복적이고 분석적인 부분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가능성을 믿고, 불확실성 속에서 공동의 비전을 제시하며, 공정성과 신뢰를 몸소 실천하는 것은 인간 리더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번 논문이 강조한 바와 같이,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시스템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정리하면, AI는 리더십의 일부 기능을 보완할 수는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모으고 공정성을 인정받는 역할은 여전히 인간 리더의 몫이라는 거예요.
한국AI콘텐츠신문 장선영 기자